몇 살 차이 나지 않는 고3 여학생과 단 둘이 앉아
남자의 성기가 어떻다느니, 여자의 성기가 어떻다느니 담
담한 목소리로 떠들어댄다.
불과 몇 해 전, 내 고등학생 시절에는
젊은 여자 생물선생님 앞에서 그런 이야기 하는 것이
어쩐지 어색하면서도
짓궂은 쾌감을 느낄 법한 일이었었는데...
이제는 말 그대로 무덤덤,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다.
百聞이 不如一見이요, 百見이 不如一行이라고...
자, 이렇게 말로 떠드는 것보다는
선생님과 한 번 실습을 통해
저 오묘한 인체의 신비를 알아보지 않을래?
성기의 구조든, 임신의 과정이든 직접 몸으로 느끼게 해줄
게.
...라고 말한다면 변태,란 소리를 듣겠지. 훌쩍. !_!
아, 하와를 어찌 용서할 수 있으랴.
그녀만 아니었다면 어쩌면 지금쯤,
우리는 직접 보고, 만져가면서 학습을 했을 지도 모를 일
을...
애닯다, 세상아!
먹지 못할 감이 탐스럽기만 하구나... 흑. !_!
98-9220340 건아처
제 목:(아처/] 피임방법에 대한 고찰
올린이:achor (권순우 ) 99/08/19 15:45 읽음: 20 관련자료 있음(TL)
EBS 수능특강 수리·탐구영역Ⅱ 과학탐구,의 제21강 생식
주기와 수정, P167 EBS노트,를 보면 피임의 방법에 관한 설
명이 나오거든.
- 피임의 방법
1. 임신 가능 시기를 피한다.
2. 정자의 난자 접근을 막는다.
3. 배란을 억제한다.
4. 수정란의 착상을 막는다.
그런데 우리는 보다 자세한 부연 설명을 기대했지만 달랑
저렇게 간단하게만 나와있던 거야. 그래서 차근차근 생각해
봤어. 그 의미과 방법에 관해서 말이야.
1. 임신 가능 시기를 피한다는 건, 음, 아마도 황체 형성
호르몬(LH)에 의해 배란이 되는 시기를 피한다는 것 같으니
까 정상주기(28일)인 경우라면 월경 시작일부터 14일 전후를
피하라는 얘기 같고...
2. 정자의 난자 접근을 막는다는 건 가장 쉽군, 콘돔 쓰란
얘기잖아. --;
3. 배란을 억제한다는 건 피임약 먹으라는 게 아닐까? --+
4. 그리고 마지막이 가장 난감한데 말야, 수정란의 착상을
막는다는 건 전혀 예상할 수 없어. 수정란의 착상이라...
흠... 착상이란 건 수란관의 선단부에서 수정된 수정란이 난
할을 계속하면서 수란관의 섬모운동으로 자궁까지 이동하여
자궁 내벽에 매몰되는 현상인데, 이걸 어떻게 막을 수 있지?
이 네 번째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
필름통을 삽입하여 막는 것도 아닐테고, 그렇다고 거꾸로 거
슬러 오르는 힘찬 연어 같은 수정란을 아주 작은 핀셋으로
끄집어 낼 수도 없는 일일테고. --;
한국어는 참 어렵다. 존칭의 문제도 복잡할뿐더러, 띄어쓰
기, 과거-대과거의 시제문제 등 조금 따지고자 한다면 난감
한 것들 투성이다.
-것 같아요,는 쓰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줄기차게 들어
온 터다. 요즘 세태와 연관지어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경향이
-것 같아요,를 쓰게 만들었다던 사회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의
외침.
특히 논술에 있어서 그러한데 내가 배운 논술수칙 중에는
절대 -것 같아요,를 쓰지 말라는 것이 있었다. 단호한 자기
생각을 담을 수 있어야 점수를 더 잘 받을 수 있다는 고등학
교 논술지도선생의 말씀.
그런데 -것 같아요,를 쓰지 않는다면 세상이 너무 단정적
이면서도 거만하고, 건조해질 것 같다. 약간의 겸손함을 전
제로 한 -것 같아요,는 읽는 사람에게 편안함과 부드러움을
준다. 논술이라면 뭐 그다지 할 말은 없지만 만약 서로 죽이
기 위하여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타협점을 찾기 위한
토의의 자리라면 그렇게 단정적인 말보다는 타협할 수 있음
을 느끼게 하는, 제 빈틈을 파고 들어와 우리 서로 타협해요
라고 말하는 듯 하는 -것 같아요,가 그다지 욕을 먹을 필요
는 없을 듯 하다.
그러고 보면 한 인간이 어떤 어휘를 어떻게 구사하느냐는
그 인물의 상황이나 처해진 상태를 옅볼 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