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해보니 언제부터인가 제목을 길게 쓰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귀찮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뭐 생각도 안나고, 글과 제목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그럴수도.
생활 패턴을 바꿨다. 담배는 만취하여 그 욕구를 진정으로 주체할 수
없을-이를테면 소위 '필름이 끊겼다'는-정도가 아니라면 입에 대질
않기 시작했다.
집에 금요일에 한 번 들어가던 것을 매일 들어가는 것으로 바꾸었다.
하루를 정리해 보면 내 자신도 놀랄만한 변화를 이룬 것만은 사실이다.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나서 간단히 빵 하나를 집어들고 출근 준비를
한다. 늦어도 6시 15분에는 안양의 3번 시내버스를 타고 강남역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한다.
안양의 97-2번 버스를 타고 강남역으로 향한다. 차 안에서는 책을
보거나 관심있는 분야의 글들을 출력해 읽거나 얼마전 구입하여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Palm IIIc에 오늘의 뉴스를 sync하여
본다.
6시 55분. 강남역에 도착하면 미리 준비한 텀블러를 들고 스타벅스로
간다. 그날의 빵이 들어오는 스타벅스는 내가 첫 손님.
가볍게 '오늘의 커피 그란데 주세요' 하고 텀블러에 커피를 가득
채우고는 17번 버스를 타러 타워 레코드로 온다. 7시 5분.
17번 버스나 68번 버스를 타고 회사에 도착하면 7시 20분.
회사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저녁 6시. 저녁을 먹거나 집으로 돌아온다. 개인적으로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위치에 머무르는 것을 요즘은 조금씩 삼가하고 있는데
인터넷은 분명 유용한 도구이지만 나를 붙잡는 쓸모없는 중독증(이를테면
잦은 메일 체크, 웹서핑에 대한 유혹, 통신에 대한 유혹 등)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적어도 집에서는 느린 통신 속도(모뎀, 무선 데이터
통신 등)와 통신 비용에 기가 질려서라도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다보니 저녁 시간은 집에서 보내게 되고,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집중하여 글을 쓸 수도 있게
되었고 앉아서 책을 볼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새벽 2시.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다.
분명 일장일단은 있다. 다만 이런 변화는 삶에서 무료함을 없애주는
양념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내 성격상, 조만간 이런 패턴은 또
어떻게인가 변할 거라는 건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