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사타구니 근방의 고관절을 비롯하여 쑤시고 결리지 않은 근육이
없으니, 또한, 옷은 옴팡 지저분 하고, 노출되었던 손과 얼굴엔 생채
기 그득하니,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구료. :)
그저 추위에 떨고 눈이나 치우며 보냈던 군복무시절의 생일이 2년만에
버릇이 되어버린 모냥인지, 도통 "사회에서의" 생일에 뭘 해야할 지를
모르고 삽질하는 본인에게 이따시만한 잔에 소주 가득 채워 3배주 시
켜주시고, 무슨 정신이었는지 양주까지 쏘게 만들어주신 본인의 친구
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흐흐. -_-+
오랜만에 "게워낸것" 위에서 좀 굴러주다가 해장하고, 정말 반가운 그
대들을 보러 종로로 갔었더랬소. 총애하는 응수군과 너무나 오랜만이
었던 아라라양을 볼 수 있었던건 적잖은 기쁨이더구먼. 훼훼
저 맨발그지 아처도 늘상 하는 말이지만, 민석에게 또한 미안하게시리
그가 쏴준 "윈저"를 얻어마시고, 생각 복잡한 군상들을 이끌고 자정
무렵의 종로, 그 아수라장을 헤매는 와중, 영재는 다이어리 분실, 선
주 핸폰은 안테나가 부러지고, 본인의 그 귀여운!! 외투에는 담배빵의
흔적이 남는 등의 데미지가 있었소만, 여기까지는 보편적이었다 이 말
씀이외다.
드디어 大忘의 2001년 1월 1일 오전 1시 20분경. 도대체 무슨 생각이
었었는지 yahon녀석이 "달리기" 를 제안하였고, 약간동안의 실랑이 끝
에 저 미친 yahon, 쏘세지, 난봉서눙, 그리고 본인은 겉옷을 벗어 가
방에 우겨넣고 뛰기 발 맞추어 뛰기 시작했었었었었던것인데,
그 날씨에, 그 컨디션에, 통 아무런 뛰기위한 준비도 없었던 우리가
신림까지(길 잘못들어 되돌아나온 약 3km정도도 포함하여) 논스톱으로
2시간여에 걸쳐 완주해내었다는 사실을, 이렇게 온 몸의 근육이 뒤틀
려 고통스럽지 않다면, 도대체 실감할 수 없었을 것이오.
마지막, 사우나에 푹 담그지 않고 그냥 헤어진 난봉서눙과 쏘세지가
겪고있을 고통에 애도를.
그리고, 달리던 도중, 그대들이 내뱉던 그 거친 숨소리들, 씨발 악에
받힌 욕지기들, 그저 술자리에서는 들어보기 힘들었을, 그대들의 심저
깊은곳의 얘기들을, 그것들의 감동을, 본인은 잊을 수 없소.
2001년. 앞날이 우리 모두에게 순탄할수 만은 없을테지만, 굽이와 장
애 많은 우리네 사반세기 인생 여정에 새해 벽두의 이 "미친"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