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의 일부를 빨갛고 노랗고 녹색으로 물들이는 젊은이들의 색깔머
리 패션을 볼 수 있다.
이들이야말로 개성시대에 걸맞는 '튀는 차림'의 선구자처럼 보인다.
옛날 우리 전통 관습에서 노랑머리는 남편 복을 차고 빨강머리는 조
령을 쫓고, 파랑머리는 뒤주를 구멍내는 흉한 몰골이라 하여 무척 경
원시했다.
그러나 서양에서 색깔머리는 우대 받았으며 그 중에서도 노랑머리는
아름답고 고귀한 금박이라 하여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아름다운 아
폴로신아니 알렉산더 대왕의 머리는 모두 금발이었다.
그런가 하면 붉은머리는 혈색이 좋고 낙천적인 다혈질 사나이의 머
리라 하여 여인들간에 인기가 있었는가 하면,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
비도 머리를 붉게 하여 황제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머리패션시대인 요즈음 미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 머리털을 염색
하는 약제가 개발되어 머리에 색깔을 들이는 사람이 미국만 해도 3
명에 하나 꼴이요, 드는 비용만도 연간 2억5천만 달러가 된다고 잡지
들은 소개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코팅파마로 갈색물을 살짝 들이거
나 앞머리나 옆의 가닥을 부분적으로 노랗고 파랗게 물들인 '총천연
색'머리의 청소년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파괴의 시대여서일까? 우리의 흑단같이 검고 윤기나는 머리가닥의
아름다움이 무참히 파괴되고있다. 그것이 기성세대에 충격을 주기도
하고 신선함을 주기도 하며 무언가 일깨워주기도 한다.
그속엔 발전의 계기도 숨어 있어서 철학자 칸트조차 유행을 따르라
고 말했다는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백년해락'을 검은머리 파뿌리 되라 다짐하고, '천
년가약'에서 파뿌리 무지개머리 되라고 다졌다는데, 이미 무지개머리
되어버렸으니 어찌할꼬... 신(新)과 구(舊)의 갈등이기도 하다.
전통과 개혁의 조화를 색까머리 패션에서도 찾아야 할 현대인의 삶
의 지혜가 아닐까?
그리하여 아처는 조만간 머리를 가볍게 코팅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