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32619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64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5/22 22:08 읽음: 3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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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아도취
한 친구가 내게 "너 심각한 자아도취에 빠졌구나",
라고 말했어. --+
상당한 충격이야. 흑. !_!
자아도취라면, 왕자잖아.
내가 얼마나 왕자를 증오하는데,
나보고 왕자래. 꺼이꺼이. !_!
자, 변명을 해보자구.
난 말이지,
일종의 기자적 사명 비스무리한 억압을 받고 있어.
그 이유는 모르겠는데
무엇이든 진실은 밝혀져야 할 것만 같거든.
그래서 항상 내 모든 걸 솔직히 까발리고 싶은데
대개는 그러지 못하는 편이라서
꽤나 답답한 심정이야.
그렇다고 특별히 구라를 치는 건 아니지만
말 못할 얘기들을 숨긴 채
이야기하거나 게시물을 쓰는 내 자신에 대해서
원망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
단지 이것뿐이지,
무슨 세상이 온갖 비밀을 나 혼자 간직하고 있는 양
행동하려는 건 아냐. --+
굳이 변명할 필요는 없어,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야,
따위의 말로 내 말할 기회를 막지는 말아줘. --+
너무도 답답해서 뒈져버릴 지도 몰라. 꺼억. --;
2. PCS
내 부모님 자랑 한 번 해야겠어. ^^;
내가 PCS를 산 지 어언 1년 반이 되어가는데,
얼마 전까지 내 부모님은 내가 PCS를 갖고 있는 지 모르셨어.
종종, "너도 PCS 하나 사라."고 권유하곤 하셨거든.
내 PCS 번호를 부모님께서 아신다고 뭐 달라지는 건 없을 거야.
다만 연락 없이 집에 안 들어가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내 PCS로 연락하실 거 아냐.
그 얼마나 귀찮겠어. --+
그리하여 오랫동안 숨겨 왔었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결국 얼마 전에 들키고 말았어.
전화를 한 통 받았었는데
어머님이셨던 거야.
얼마나 황당한 지... 허허. --+
그 이후 난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전화로
간섭 받을까봐 걱정이었었어.
그런데 내 부모님께서는 내게 전화를 하지 않으시더라구.
알려진 지 근 2달이 되는 듯 한데
지금까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전화는 단 한 통화.
아버님과 지방 가신다고 밥 잘 챙겨먹으란 전화였었어.
부모님으로부터 오는 전화,
내가 귀찮아 할 걸 아시고
왠만하면 절대 전화를 하지 않으시는 거야.
그 사소한 배려에 너무도 감사하고 있어.
그런데, 설마...
아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도 전화하시지 않는 까닭이
날 버렸기 때문은 아니겠지? --;
3. 약
다친 지 3일이 되는 오늘,
드디어 상처에 약을 발랐어. --;
오직 아리따운 여성의 입술로만 치유될 수 있는 상처였지만
아무도 내 상처에 입술을 대려 하지 않아. 흑. !_!
어느 참 착하디 착한 여인들은
오늘 칼사사 정모에 나온다면
온몸의 상처에 뜨거운 입술로 치유해 주겠다고도 했지만
아마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았기에
그렇게 쉽게 말했던 거였을 거야. --+
이 상처를 갖곤 어디도 나갈 수 없어.
무지 쪽팔리거든. 사람들이 다 쳐다봐. --;
그렇지만 그 마음, 하나만큼은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장난이었다 치더라도 말야. ^^*
어쨌든 그리하여 오늘,
모든 걸 포기하고 약을 발랐는데
너무 늦게 바른 건 아닌가, 하고 걱정이야.
내 고운 얼굴에 흉터 생기면 어떻해! --;;
믿을 수 없지?
입술의 치유를 바라며 지금까지 약을 안 발랐단 걸 말야.
허허, 당연하지. --;
사실 귀찮아서 내일 바르지, 내일 바르지, 하며 미루다가
결국 오늘 집에 하루종일 있느라
어머님의 잔소리가 싫어서 발랐을 뿐야. --+
부디 흉터나 나지 않기를 바라며...
4. 쉽게쉽게
무슨 작품 발표회를 하거나
세상을 바꿀 신개념을 말하는 게 아냐.
괜히 폼 잡으며 근엄할 척 할 필요는 없어.
그냥 삶의 모습을 가볍게 비추면 돼.
누가 뭐라 건 무슨 상관이야.
가볍게 살아 가.
폼은 꼭 필요할 때만 잡고 말야. 갑갑하잖아. ^^*
혼자 특별한 척 하며 살 필요는 없어.
이 쉬운 진리를
난 이제야 깨달았어. ^^;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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