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64 (1999-05-22)

작성자  
   achor ( Hit: 477 Vote: 2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32619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64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5/22 22:08    읽음: 3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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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아도취

  한 친구가 내게 "너 심각한 자아도취에 빠졌구나",
  라고 말했어. --+

  상당한 충격이야. 흑. !_!

  자아도취라면, 왕자잖아.
  내가 얼마나 왕자를 증오하는데,
  나보고 왕자래. 꺼이꺼이. !_!

  자, 변명을 해보자구.

  난 말이지,
  일종의 기자적 사명 비스무리한 억압을 받고 있어.
  그 이유는 모르겠는데
  무엇이든 진실은 밝혀져야 할 것만 같거든.

  그래서 항상 내 모든 걸 솔직히 까발리고 싶은데
  대개는 그러지 못하는 편이라서
  꽤나 답답한 심정이야.

  그렇다고 특별히 구라를 치는 건 아니지만
  말 못할 얘기들을 숨긴 채
  이야기하거나 게시물을 쓰는 내 자신에 대해서
  원망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

  단지 이것뿐이지,
  무슨 세상이 온갖 비밀을 나 혼자 간직하고 있는 양
  행동하려는 건 아냐. --+

  굳이 변명할 필요는 없어,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야,
  따위의 말로 내 말할 기회를 막지는 말아줘. --+

  너무도 답답해서 뒈져버릴 지도 몰라. 꺼억. --;






       2. PCS

  내 부모님 자랑 한 번 해야겠어. ^^;

  내가 PCS를 산 지 어언 1년 반이 되어가는데,
  얼마 전까지 내 부모님은 내가 PCS를 갖고 있는 지 모르셨어.
  종종, "너도 PCS 하나 사라."고 권유하곤 하셨거든.

  내 PCS 번호를 부모님께서 아신다고 뭐 달라지는 건 없을 거야.
  다만 연락 없이 집에 안 들어가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내 PCS로 연락하실 거 아냐.

  그 얼마나 귀찮겠어. --+

  그리하여 오랫동안 숨겨 왔었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결국 얼마 전에 들키고 말았어.

  전화를 한 통 받았었는데
  어머님이셨던 거야.

  얼마나 황당한 지... 허허. --+

  그 이후 난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전화로
  간섭 받을까봐 걱정이었었어.

  그런데 내 부모님께서는 내게 전화를 하지 않으시더라구.
  알려진 지 근 2달이 되는 듯 한데
  지금까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전화는 단 한 통화.

  아버님과 지방 가신다고 밥 잘 챙겨먹으란 전화였었어.

  부모님으로부터 오는 전화,
  내가 귀찮아 할 걸 아시고
  왠만하면 절대 전화를 하지 않으시는 거야.

  그 사소한 배려에 너무도 감사하고 있어.

  그런데, 설마...
  아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도 전화하시지 않는 까닭이
  날 버렸기 때문은 아니겠지? --;


       3. 약

  다친 지 3일이 되는 오늘,
  드디어 상처에 약을 발랐어. --;

  오직 아리따운 여성의 입술로만 치유될 수 있는 상처였지만
  아무도 내 상처에 입술을 대려 하지 않아. 흑. !_!

  어느 참 착하디 착한 여인들은
  오늘 칼사사 정모에 나온다면
  온몸의 상처에 뜨거운 입술로 치유해 주겠다고도 했지만

  아마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았기에
  그렇게 쉽게 말했던 거였을 거야. --+

  이 상처를 갖곤 어디도 나갈 수 없어.
  무지 쪽팔리거든. 사람들이 다 쳐다봐. --;

  그렇지만 그 마음, 하나만큼은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장난이었다 치더라도 말야. ^^*

  어쨌든 그리하여 오늘,
  모든 걸 포기하고 약을 발랐는데
  너무 늦게 바른 건 아닌가, 하고 걱정이야.

  내 고운 얼굴에 흉터 생기면 어떻해! --;;

  믿을 수 없지?
  입술의 치유를 바라며 지금까지 약을 안 발랐단 걸 말야.

  허허, 당연하지. --;
  사실 귀찮아서 내일 바르지, 내일 바르지, 하며 미루다가
  결국 오늘 집에 하루종일 있느라
  어머님의 잔소리가 싫어서 발랐을 뿐야. --+

  부디 흉터나 나지 않기를 바라며...





       4. 쉽게쉽게

  무슨 작품 발표회를 하거나
  세상을 바꿀 신개념을 말하는 게 아냐.

  괜히 폼 잡으며 근엄할 척 할 필요는 없어.

  그냥 삶의 모습을 가볍게 비추면 돼.
  누가 뭐라 건 무슨 상관이야.

  가볍게 살아 가.
  폼은 꼭 필요할 때만 잡고 말야. 갑갑하잖아. ^^*
  혼자 특별한 척 하며 살 필요는 없어.

  이 쉬운 진리를
  난 이제야 깨달았어. ^^;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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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3/04/2025 12:3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