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72 (199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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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627 Vote: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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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33614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72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7/29 02:12    읽음: 44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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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많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욕구 때문에,
  또 내 기록을 남겨두고픈 욕구 때문에
  하나하나 자세하게 까발려 놓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요즘은 게시물 쓰는 게 귀찮아졌어.

  난 상당히 짧은 주기로 살아가니까
  이제 곧 다시 바뀌겠지. 그리곤 이런저런 잡담을 하염없이 늘어놓겠지. 뭐.
  오랜만에 말해보는, 뭐든 상관없어.

  처음으로 야타를 해봤어.
  너무 쉬웠어. 게다가 너무 잘 됐고.
  172cm에 20살, 빛나는 코걸이를 단 그녀.
  세상에 코걸이를 달고 다니는 사람은 처음 보았어.

  그리고 오랜만에 학교도 가봤어.
  99학번 쪼그만 여자아이와 술을 마시다 완전히 뻗어버렸어. --+
  요즘 난 툭 하면 뻗는 것 같아.
  그리고 다음 날 내 가벼웠던 입을 후회하곤 해.
  막상 학교에서는 학교 생각을 못했었는데
  이제와서 아, 내가 학교에 갔었지, 하면서 학생시절을 그리워 해.

  술에 취해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일어나 출근한 날이면
  그 날 아침은 줄창 구토를 하면서 죽은 듯 잠들어 있다가
  점심시간이면 꼭 찾는 곳이 있어.
  바로 바지락 왕 칼국수 전문점.

  숙취로 고생할 때면 근 1년간 항상 찾았던 곳이야.
  그곳엔 메뉴도 없어. 오직 바지락 왕 칼국수만 하는 곳이니까.
  단 하나의 요리밖에 못 하지만 그 곳은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야.
  아주 맛있거든. 그리고 국물이 아주 시원해.

  한아름 바지락 조개가 들어있는데,
  나중엔 조개가 너무 많아서 귀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이곳에서 내 신조가 하나 있는데
  결코 주방장을 보지 않겠다는 거야.
  뒤를 돌아보면 훤히 주방이 열려있지만
  보지 않으려 해.

  만약 그 주방장이,
  마치 중국요리 주방장처럼 추잡하다면,
  난 다시는 이곳에 오지 못할 것 같아.
  더러운 음식 먹는 건 아무 상관이 없는데
  이 정갈한 환상이 깨지는 게 싫어.

  이것 외에도 요 며칠 간 일어난 일로는
  용민이 또다시 MUFFIN의 그녀로부터 실연을 당했고,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려 하다가 남자 아르바이트생한테 걸려서 쪽만 당했지,

  그리고 1년 전 이 무렵,
  종로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려는 순간
  폭우로 지하철이 침수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날 홀로 먹었던 점심처럼,
  홀로 쇼핑을 하는 것에 관해 생각해 봤었어.

  아무래도 홀로 쇼핑을 하는 건
  홀로 밥을 먹는 것처럼 색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진 않아.
  그건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몸에 대어보는 즐거움을 앗아가거든.
  홀로 쇼핑하는 건
  오직 필요한 물건을 산다는 1차적 욕구밖에 충족시켜 주지 못해.
  그래서 싫어.

  아, 그리고 한때 가까이 왔던 한 여자가 깃털처럼 떠나가 버렸고,
  또다시 한 여자가 프로포즈를 해왔어. ^^*

  누군가 사귀고 싶기도 한데,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

  영등포 창녀촌 여자들 정말 괜찮더라구.
  사파리 한 번   는데, 좇나 이쁜데다가 또 좇나 키도 커. 그리고 좇나 섹시해.
  그런 여자가 프로포즈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훌쩍. !_!

  가끔 요즘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노라고 이야기하면
  하염없이 날 비난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어.

  물론 23살, 아직도 대충대충 살고 있긴 하지만
  야타를 뛰고온 그 다음 날 시험에서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으니 말야.

  난
  삶을 양극단으로 끝없이 찢어가면서
  살.고.싶.은.거.야.

  내 맘 알겠니?
  걱정마. 내 자신에게, 내 미래의 자신에게 부끄러운 짓은 안 해.









                                                            98-9220340 건아처

# 1999년 7월 29일 2시 20분 조회수 0

  이를테면,
  홀로 쇼핑을 하는 일에 관하여...,
  야타를 뛰어본 후...,
  바지락 왕 칼국수 예찬 따위의 제목을 달아놓곤
  마음껏 혼자 떠들어 댔을 거야.

  이 속에 들어있는 얘기들 말이야.

  그런데 귀찮은 마음에 한꺼번에 뭉쳐놓기로 했으면서도
  빼놓은 게 있어서 이렇게 다시 고쳐 놓아.

  요즘 통 온라인 상태에서는 게시물을 못 쓰고 있었는데
  이것 역시 내게 하나의 틀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과감히 깨버리고자 무작정 W를 눌러버린 거였거든.
  그러니 뭐, 빼먹을 수도 있지. --+

  이토록 중요하게 말하고자 하는 얘기는
  다름아닌 또 여자얘기야. --+
  아무래도 내 머릿속엔 여자밖에 없는 것 같아. --;

  예전엔 그토록 미니스커트가 섹시해 보이더니
  요즘 더 섹시한 걸 발견해 냈어.
  이건 아마도 여름에만 발견할 수 있는 일일 것 같아.

  미니스커트 보다 섹시한 건
  바로 고개를 숙였을 때 얼핏 보이는 여자의 가슴이야.

  목선이 많이 파인 나시티라면 아주 완벽하지.
  그 보일 듯 말 듯한 가슴선은 완전 예술이야.
  남자라면 누구라도 그 섹시함에 압도당할 것 같아.

  슬픈 일이지 않니?
  이제 곧 여름이 갈 텐데, 그럼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해.
  다시 미니스커트로 만족하고 살아가야 하는 거야.

  아무래도 열대지방으로 이민을 가야할까봐. --;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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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3/04/2025 12:3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