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34699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82
올린이:achor (권아처 ) 99/10/25 03:19 읽음: 35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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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한 달은 정말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것저것 할
일은 많은 느낌인데 막상 무엇을 할까, 하면 할 일이 없는,
그런 무의미한 상태의 연속, 뭐 그런 셈이다.
다시 말해 아무 의미 없는 일에 괜히 매달려 있다는 느낌
속에 살아가고 있다.
1. 오토바이
이제 어떤 오토바이라도 웬만큼 탈 수 있게 됐다. 아직 면
허는 없지만 잘만 된다면야 VF라도 한 대 사서 출퇴근할 생
각. ^^;
다 늙어서 폭주나 야타 같은 거 뛸 생각은 전혀 없고, 그
냥 재미있으니까 평범하게 타고 싶은 마음이다.
다만 아직도 오토바이는 꽤나 위험하단 생각, 변치 않고
있다. 몇 년 전 미숙하게 오토바이 타다 다쳤던 공포가 완전
히 사라지진 않았나 보다.
2. Homepage
거창하게 말하자면 정부, 사실을 말하자면 구청차원에서
Homepage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알다시피 Homepage
에 관해 아는 건 거의 없는데 Scanner며, 몇 정품 CD-Rom
Title을 받아놓고 이제 와서 안 할 수도 없는 노릇.
11월 10일까지 만들어달라고 하니까 시간은 얼마 남아있진
않지만 그래도 실망시키지는 말아야지. 끙.
그나저나 내 Homepage나 빨리 고쳐놔야겠는데, 워낙 귀찮
아져서 말야... --+ 기술이 그 시절보단 쫌 컸다. 쫌. --;
3. 다이어리
이제 한 2주 되어 가는데 일전에 성훈, 그리고 성훈 애인
내정자 및 몇몇과 술을 마시다 종로에서 성훈과 함께 뻗은
적이 있다.
덕분에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려 또 소중한 다이어리 역시
잃어버리게 되었던 것. !_!
그 속에는 여전히 내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단 하루도 빠
지지 않은 내 지난 삶의 기록과 신분증, 은행카드, 7만원 짜
리 구두상품권, 현금 5만원 등등이 모조리 한 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훌쩍.
어쩔 수 없는 일, 후회해도 소용없다. 앞으로 조심해야지.
--; 그렇다고 다시는 뻗을 만큼 술 안 마실 생각은 없고, 술
취하면 가방을 몸에 묶어 놓는다거나 뻗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꼭 가방 먼저 찾아봐야겠다. --+
예전엔 다이어리가 너무나도 소중해서 후회를 했던 것도
같다. 집착은 폭을 부른다.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조선시대 그 어느 적도 두렵지 않던 한 장군이 아주 비싼
도자기를 하나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조심치 못해 그 도
자기를 떨어트릴 뻔하여 순간 벌벌 떨었다던 그 이야기. 그
장군은 이내 도로 그 도자기를 깨트려버렸다고 한다. 천하의
그 무엇도 두렵지 않던 그 자신이 그 작은 도자기 하나에 벌
벌 떠는 모습이 싫어서. 역시 집착은 폭을 부른다.
관조적인, 초연한, 같은 것들이 날 수식해주었으면 한다.
4. 24시
그녀은 내게 말했다.
"밤 12시에 소개팅 하는 여자애들도 이상해."
요즘 애인을 반드시 구해야했기에 난 일이 끝난 24시 경
소개팅을 하곤 했었다. 그걸 주위에서 보던 그 아이는 그게
조금 이상했었나 보다.
그런데 그 말은 잘못 됐다. 밤 12시에 소개팅 하는 게 이
상하다면 나도 이상해야 하는데 여자들만 이상할 순 없는 일
이다.
그리고 또 밤 12시에 소개팅 하는 게 뭐가 이상하단 말인
가. 시간이 그때밖에 없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소개팅
에서 시간이 문제될 건 없다. 다만 상대방이 얼마나 마음에
드느냐가 문제이지.
몇 시에 무엇을 하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인습의 문제이
다. 고정된 사고는 아직까지 경계하고 싶다. 무엇이든 적당
한 유연성을 두어 포용할 수 있는 객관성을 지니고 싶다.
5. 출근
지난 한 주 제대로 출근한 기억은 거의 없다. 생활리듬이
완전히 깨져버려서 툭 하면 임의 휴가를 갖곤 했었다.
어느새 1년이 흘렀다. 이렇게 1년이 더 흐르면 내가 얽매
어 있는지 아닌지도 모를 정도로 자유로워질 것 같다.
그렇지만 우선은 삶을 다시 예전처럼 규정지어 놓고 싶다.
이렇게 불완전한 자유는 오히려 심적 억압일 뿐이라는 걸 실
감한 한 주다.
98-9220340 권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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