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깨움을 당하는 쪽보다는 깨우는 데에 더 소질이 있나 봅니다. 야혼배,를 내놓고 잠든 yahon을 아침에 깨우는 일은 참으로 쉬웠으니 말입니다. 그가 좋아하는 그지, 몇 번 외쳐주고, 등짝 몇 번 때렸더니 부시시한 모습으로 잘 일어나더군요. --; 사진 한 장 찍어두려다가 yahon의 터무니 없을 보복이 귀찮아 그만 뒀습니다.
yahon에게 녹차 한 잔 주고 떠나보내곤 대림산업의 어설픈 제안서를 마무리 짓고 제출하였습니다. 계획은 그 영화배우 같은 대림퀸카를 위하여 기필코 따내고 싶었습니다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게으르고 무기력한 사람인걸요. 게다가 안 그래도 일이 많이 밀려있기에 아깝지만 대림퀸카를 포기할 눈물의 결심을 했던 것이지요. 운명이 된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거라 믿습니다. --+
oonigooni로부터 다운 받다 짤린 슈렉의 일부를 보고 10시 경 잠들었습니다. 모닝콜 덕분에 힘겹게 일어난 시각, 15시.
헉. 또 늦었습니다. 15시 30분에 양재에서 약속인데. 허겁지겁 출발하여 매봉에서 태빛 관계자를 만나 오산대학 웹서버 구축 및 웹사이트 제작에 관해 논의한 후 양재, 외교센터로 갔습니다.
그 외교센터에 위치한 한국에슬리에서 기분 상하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지요.
시스템 튜닝을 해주기로 하였는데 난데 없이 나타난 이사라는 사람이 이렇쿵 저렇쿵 좆도 모르면서 헛소리를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시스템 튜닝이 무슨 Windows2000 설치하는 건지 아나 봅니다.
그래서 당당히 "No"라고 외쳐주고 왔지요. 개발자를 무시하는 경영진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돈 많이 받는 것도 아닌데 열나 생색만 내고, 좆도 모르면서 잘난 척만 하는 그 이사의 꼴을 봐줄 수 없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던 마음,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렇지만 오버액션이 아닙니다. 이제는 좀 컸다는 자만심이 아닙니다. 단지 이제는 일을 가려서 하고 싶을 뿐입니다. 돈 되는 일이라면 이것저것 재지 않고 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전체적으로 득보다 실이 큰 일이라면, 비록 금전적으로는 수입이 조금 더 생길 지 모르지만 안 하느니 못한 일이라면 앞으로는 당당히 "No"라고 외쳐나갈 생각입니다.
전혀 배부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굶고 살아갑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한 끼도 안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하겠다는 우리의 자존심,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결국은 우리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처음과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자. 이제 23시 경에 사무실로 올 한 팀만 더 만나면 됩니다. 이제는 맡는 일들도 예전보다 훨씬 커졌고, 또 함께 일하는 업체들도 규모가 커졌음을 실감합니다. 그럴수록 더욱 겸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겠습니다.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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