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2 산부인과 (1997-09-13)

작성자  
   achor ( Hit: 1056 Vote: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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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24239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2 산부인과                                 
 올린이:achor   (권아처  )    97/09/13 02:03    읽음: 23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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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1997, 박철수

의도해서 본 영화는 아니었고,
워낙 널널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영화였다.

일전에 '쇼킹아시아'를 볼 때
같이 봤던 친구가 '산부인과 이래로 가장 징그런 영화이다'란 말을 했었는데
사실 처음 아이가 나오는 장면은
무방비상태로 보고 있던 내게도 역시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이론적으로도 확실하게 알고 있었던 바는 아니지만
그렇게 실제 눈으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었기에...

일반적인 산부인과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하나의 영화에 모아놓은 작품이었다.

내게 괜찮았던 영화로 기억되는 '301302'에서 호흡을 맞췄던
황신혜와 방은진 콤비의 연기는
개인적 견해로는 '301302'보다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원채 영화 기본 골격이 다른 탓도 있겠지만...

특별히 눈에 거슬렸던 부분은
극 후반부에 나오는 낙태에 관한 논쟁부분이었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여
어지럽게 각각의 입장을 의도된 대로 늘어놓는데
사실 내겐 역겨운 기분만 들게했다.

너무 인위적이고, 조작된 느낌을 팍팍 들게 하여
이게 과연 현실성을 보여주는 영화인가?
아니면 감독의 에세이 소설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또한 '남성들이여~ 여성의 처녀막환상에서 벗어나십시오'라고 말하는 부분도
무척이나 역겨운 기분이 들게 했다.

굳이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다른 수많은 방법을 통해 감독의 의도를 전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므로써 더욱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적어도 '301302'나 '학생부군신위'로 내가 아는 박철수 감독한테는
조금 실망하게 되었다.

남성의 시각으로 본 페미니즘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특별히 말하려는 바가 없는
하나의 성교육 비디오나 혹은 남성를 위한 포르노 같은 느낌이었다.

산부인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여주려 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그런 것을 통해 출산의 경이함이라면 모를까
의도된 감독의 생각을 너무나도 받는 느낌이었고,
'보여주기'에서만 그친 덕분에
하나의 다큐멘터리라는 비난을 받기에도 충분했다.

고백하자면 이 영화 역시 난 대강 보고 말았다.
중간에 이것저것 함께 해 가며, 보다말다 했기 때문에
별로 기억나는 것도 없다. --;

그런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마는
감독 박철수에 조금은 실망을 준 작품이었다.

ps. 이번에도 역시 여배우에 안 반했음~ *^^*





                                                              3상5/476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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