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esup이 바늘과 실을 사준 건 벌써 1주일이나 되었더군요.
제가 Reds 티셔츠를 독특하게 수선하고 싶다 하니 olivesup은 기꺼이 바늘과 실을 사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늘. (바늘 파는 곳이 없어서 근처 십자수 집에서 십자수용 바늘을 구매. --;)

이것이 실. (마찬가지로 십자수용 실. --;)
일주일 전부터 어떻게든 Reds 티를 수선해 보려고 했습니다만
막상 바늘을 들고 이리저리 재다 보니 티 하나 고친다는 것도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질질 끌어오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인 터키와의 3,4위전을 앞두고 굳게 결심한 채
Reds 티의 양 팔을 싹뚝 가위로 잘랐습니다만... --;
초등학생 시절 이후 처음으로 바느질을 해봤는데,
아. 정말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그 굵은 실이 한 가닥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바늘에 실을 꿰려다가 실들이 한 데 엉켜서 엄청 고생했지요. --+
어쨌든 대충 계획대로 나시티로 변형시키긴 했습니다만...

이것이 BEFORE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AFTER. --;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렇게 고생하며 만들어낸 제 첫 작품은
결국 한 번도 못 쓰이게 됐습니다.
내내 밤에 일하고, 낮에 자다가 결국은 3,4위전 역시 사무실에서 TV로 보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괜찮습니다. 실망하지 않습니다.
마치 산왕공고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물리친 북산고의 농구부, 그 폼잰 단체사진처럼,
결국 쓰이지 않게 되더라도 스스로 겪은 그 추억만큼은 분명히 남는 일이니 말입니다.
처음으로 옷을 수선해 봤다는 게
제게는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은,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아울러 실과 바늘을 제공한 olivesup에게 감사를. ^^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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