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브랜드 정체성 변경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슬로건과 엠블럼, 사명 등을 모두 변경해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화와 혁신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초 기아차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 발표를 앞두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11일 기아 Movement that inspires(이하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의 상표권 특허를 2건 출원했다.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KIA 알파벳 3개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모양으로 도형화한 신규 상표를 약 50건 출원해왔는데 여기에 슬로건을 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11일 기아 Movement that inspires(이하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의 상표권 특허를 2건 출원했다. 사진/특허청 엠블럼에 추가한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 문구는 영감을 주는 움직임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미래차 기술 개발로 인류에게 새로운 이동 경험과 영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아차의 브랜드 슬로건은 The Power to Surprise(더 파워 투 서프라이즈)다. 기아차가 기대를 넘어서는 경험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을 보여줄 것이란 뜻이다. 이 슬로건 역시 현재 사용하는 엠블렘 아래 표시하고 있는 만큼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가 새 브랜드 슬로건으로 유력한 상황이다.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가 추가된 이번 상표는 11판 제 12류와 제 35류로 분류된다. 12류는 수송기계기구로 육상, 항공, 해상을 통해 이동하는 수송수단을 지정한다. 35류는 광고업, 사업관리업, 기업경영업, 사무처리업이 해당된다. 이외에도 기아차는 같은 날 KIA 알파벳 3개가 하나로 도형화된 상표 4건에 대해서도 △네비게이션·무선네트워크 관련 9류 △수송기계기구용·수소차·모터차 관련 12류 △로봇하드웨어·연료전지·자동차부품·항공기 관련 37류 △에너지가공업·전기생산 등 40류를 추가로 특허 신청했다. 이는 기아차가 브랜드 전략을 전면적으로 변경하기 위한 포석으로 비춰진다. 사명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과 맞물려 엠블럼 뿐만 아니라 브랜드 슬로건, 방향성, 가치 등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선제적으로 상표를 출원하는 것이다. 이 같은 브랜드 정체성 변경 작업의 배경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기아차가 속한 현대차그룹은 내년을 전기차의 대중화 원년으로 삼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신차 양산을 시작한다. 기아차 역시 이 일환으로 내년 E-GMP를 적용한 CV(프로젝트명)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기아차는 4단계 수준의 스마트 시티 자율주행차를 본격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의 제조업 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롭게 교체하는 엠블럼은 내년 출시하는 신차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준대형 세단 K7의 완전변경 모델과 내년 2분기 출시 예정인 준중형 SUV 스포티지의 완전변경 모델부터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작업이 진행 중으로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내년 1월경 변경된 사명과 엠블럼 유무를 포함한 기아차만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 비전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