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50 朴有 (1997-12-23)

작성자  
   achor ( Hit: 729 Vote: 2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26647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50 朴有                                     
 올린이:achor   (권아처  )    97/12/23 05:37    읽음: 46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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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有, 1997, 조정규 건아처

<프롤로그>

Hard Core계통의 새로운 음악을 꿈꾸는 그룹의 최신곡이다.
아직 완벽하게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Maybe 언젠가는 시중 레코드점에서
직접 구입하여 들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흘~

ps. 그룹 소개 : Vo 건아처, Eg 조정규
    현재 Ba, Dr 모집중~ *^^*


<감상>

세상에 온갖 구속으로부터 절규하듯이 내뿜어 대는
천재적인 Vo 건아처의 절규소리!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전체적으로는 Slash보다는 Death쪽에 가깝고
중간중간 섞여있는 한층 과격해 진 Rap은
색다른 Hard Core의 면모를 보여준다.

무슨 말을 내뿜는지 알 수 없는 Rap은
마치 말만 앞세우는 속물들을 비웃기나 하는 듯이
거침없이 짓거려대고

강력한 저음으로 고동치는 '朴有'는
세상을 하루 앞둔 사람의 고뇌를 대변해 주는 것같이 보인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기에
원했던 모든 것을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그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정열은
그대로 나타나 있다.

세상에 원치 않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 지고자 하는 듯이,
또 선입관과 기존 관념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듯이
그들의 무대 연출은 상상을 초월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이미 고정되어 있는 규정이 아닌
스스로 세워나가려는 힘을 또 보여주고 있다.

그만 두자!
니가 뭔데!










<에필로그>

     1

마치 무슨 소설가나 되듯이
내 떠나는 심정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은유적으로 담아보고 싶었는데
머리 속에 너무 많은 잡념들이 헤매고 있어서 잘 되지 않는군. --+

후...
이제 곧 떠나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내가 입대한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침까지 통신하고
또 음악을 들으며 담배를 피고 있건만...

그래. 정말 시간은 금방 흐를꺼야.
또 난 어디서든지 잘 적응하는 편이니까 잘 버틸 수 있을꺼야.

누구나 다들 가는 곳인데 뭐~
혼자 티 내지 말고 선인들이 그랬듯이 훌쩍 갔다 오면 되는 거야.
근데 왜 눈물이 날려고 하냔 말이야... 씽~

좋아좋아!
가자 가! 내 더럽고 치사해서 간다 뭐! 쳇~

너희와 함께 했던 20개월은 진심으로 행복했단다.
그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결코 잊지 않을 거야.

날도 따뜻하고, 또 나를 위해 캐럴까지 울려주는데
뭐가 문제냔 말야~
기분 좋게 갔다 와서 삶을 준비하는 거야.

마치 그 구더기들처럼 말야!
자신은 아닌 양 착각하고 있지만 나도 구더리였어!
돋같은 도서관에서 앞으로 살아갈 날을 위해 공부해야 하고,
1점이라도 더 받기 위해 아웅다웅 싸워대야 하고!
그게 내 본질적인 삶이란 말야!

삶이란 다 그런 거야...
셔터맨이 아무나 될 수 있는 건 줄 알아?
너같이 용기없는 놈은 할 수 없는 거란 말야!

조금 더 시간이 있다면 좋을텐데...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단 말야.

부모님께서 곧 이사를 가신다고 하는데
내 소중한 추억들을 마음껏 버리시면 어쩌지?
죽여버릴까나? --+

휴...
그래도 내 곁에는 사랑하는 너희들이 있으니까
힘을 내어 봐야지.

26개월...
기껏해야 내가 대학와서 지금까지 지난 시간보다 조금 더 긴 세월이잖아~
까짓꺼...

아~
세상이 그리워 지지 않는다면...










     2

비록 별 볼 일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난 그 누구보다도 나를, 또 내 삶을 사랑한다.

게다가 심리학에 조금은 관심이 있었던 덕에
내 사고 하나하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많이 생각해 본 사람의 축에 속한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난 내가 왜 그렇게 채식주의를 실행했었고,
        왜 그렇게 절대적인 남녀평등주의를 주장했었고,
        왜 그렇게 완벽한 자유를 갈구했었고,
        왜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추구했는지
대강이나마 원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원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렇게 된 결과는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난 내 삶에 그 어떠한 비난이 있더라도 가볍게 웃으며 무시해 버릴 수 있다.
그렇게 거만할 정도로 내가 살아온 삶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려운 것은
제대 후 서른을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로
그 자신감을 버린 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게 싫은 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길다.

좇같은 대한민국!

ps. 열받으면 비난하란 말이닷!
    씨발! 가볍게 씹어줄테니!










     3

지난 시절 올렸던 '떠나는 자, 마지막 글 2'에서
떠날 내 심정으로 끄적여 댔으므로
여기서는 그 이후 나를 바라봤던 몇 명의 글들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 해보자면,

우선 토론에 관하여.

내가 쓸데없는 토론을 얼마나 지난 시절에 즐겨했는지 모른다.
별 근거도 없는 사실들을 혼자만의 착각으로 지꺼려대면서
친구들과의 논쟁에 끊임없이 칼을 들이대곤 했다.

그러던 것이 뒤늦게 고등학교 말에 와서야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런 내 노력에 비하여 얻는 소득이라고는 너무 보잘 것이 없었다.
괜히 사이가 안 좋게 되어버린 친구사이나
혹은 쓸데없이 늘어만 가는 독단과 고집들...

조금 생각을 해볼 수 있다거나 혹은 논리적인 사고의 흡득을 감안한다 해도
모조리 쓰레기같은 것들이었다.

그래서 난 포기했다.
차라리 내적으로 그들의 편협함을 비웃어 주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주기로 했다.

그리하여 난 결국
사람 나름대로의 개성을 너무나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게 되는
너무나도 큰 이득을 얻었다고 감히 말한다.

다음은 불량스러움.

몇몇 쥐뿔도 모르는 것들은
내 외적으로 보이는 것들이나
혹은 구치소 사실만으로
나를 불량스럽게 보려 한다.

역시 가볍게 웃어주도록 하겠고.

지들이 얼마나 잘 났길래 사람을 그렇게 쉽게 판단한단 말인가!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단정하게 깎은 머리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 인간들이
나보다 알면 얼마나 많이 안단 말인가!

그 따위 인간들은 헤어마스카라 사용법도 모를 거란 말이다!
내가 마치 Sliding Parity 方式을 모르는 것처럼...

그 인간들이 아는 것과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고, 더 고상한지는 그들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각자 판단하는 거란 말이다!

사람은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배워나가면 되는 것이지,
무엇을 꼭 배워야 할 것은 없다.

그런 인간들은 자신의 늪에서 허우적 대다가
결국은 훗날에 자신의 삶을 후회할 것이라 확신한다.

독선적인 인간들... Just like achor

구치소도 마찬가지이다.
그게 모 어떻다고!

난 정당하진 못하지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감히 장담한다!




     4

군대에 잘 적응할 자신은 있다.

며칠 굶는 것에도 숙달될 실력으로 누구 못지 않게 자신있고,
무척 하나 가리지 않고 먹거나 혹은 하는 것에도 자신있다.
(배설물이라도 먹을 수 있다! 맹세코!)
게다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가공된 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 역시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비록 아직 몸이 성하진 않기에 육체적인 것들에서
1등을 할 수 없을 지언정 끝까지 할 의지와 인내심도 있다.
역시 숙달된 경험에 의한 더위, 추위에서 견디는 것도 자신있고!

그렇게 난 군대에 못 적응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정말 잘 적응해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자유가 박탈된다 하더라도 살 수 있다)

그럼에도 문제는
역시 너무 길다는 것!









     5

정말 무척이나 소중히 사랑하였기에
쉽게 빌려주지도 않았던 내 아이디를
인영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것저것을 감안해 볼 때 괜찮은 방법이었다.
(내 아이디의 비밀을 파 내기에는 인영의 나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도도한 내 결론이었다)

부디 내 분신처럼 아껴주어서
가벼운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6

한가지 위안이 있다면
26개월 후면 옛 영광의 주인공들이
다시 한데 뭉칠 수 있다는 것!

호겸의 군대 여부가 조금 우려되긴 하지만...

어쨌든 군대의 의무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나
모두 수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이나
다시 모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은 위안이 된다.



     7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 신세를 진 사람보다는
내가 신세를 진 사람이 더욱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구차해 질 생각은 전혀 없다.

기필코 갚아주고 말테니 말이다.

보통의 삶은 충분히 길다.



     8

원래는 한명한명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그들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줌으로써
통신생활을 마무리 지으려 했었다.

그렇지만 역시 고칠 수 없는 게으름...

덕분에 생략하기로 한다.

나 따위는 모든지 내 맘이다.



     9

이제는 이 잡담들을 마무리 지어야겠군.

너무도 많은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어쨌든 잘 다녀오마.

부디 너희들 모두 그 때까지 살아있어서
꼭 다시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내 영향을 받은 후배들이 간곡히 부탁한
지금의 모습을 잃지 말라는 부탁,
잊지 않으마.

그럼 안녕...











                                                                       건아처


본문 내용은 9,93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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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3/04/2025 12:32:03